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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모구모구

대게나라

그러고 보니, 게를 먹은적이 별로 없다.

꽃게를 잘 못먹는 나.

게를 잘 발라먹는건 내게 너무나도 어렵다.

정말정말 어렵다.


하지만 대게라면 얘기가 달라지는거다.

먹기편한 대게. 그러고보니 밖에서 게 먹는거 2번째인듯.

먹을때마다 느끼는데 이거 좀 비싸다.

그냥 찌는거같은데 왜 비싼지 잘 이해가 안가는 음식 중 하나.


비싼 가격의 게. 하지만 "게 먹고싶다" 라는 감정이 그닥 크지 않은 나. 왜비싼지 이해도 잘 안감.

이래서 안가는듯.


하지만 이번에 한국 온김에 가족끼리 외식도 할 겸 큰맘먹고 발산동에 있는 게집으로 향했다.

물론 계산은 아버지께서..

잘먹었습니다.


게를 잘 안먹어봐서 모르는데, 살 자체가 달달하니 맛있긴 맛있는듯.

새우와는 또다른 맛이다.


"니들이 게맛을 알아?"

라고 누군가 묻는다면,

"조금 압니다" 라고 할 수 있을 정도가 되었다고 할 수 있겠다.







여기가 바로 게집.

근처에 가면 게찜 냄새가 난다.

식당 근처에 도착하자 게찜 특유의 냄새가 낫다.


뭉게뭉게 저 김들을 보라.

저거이 다 냄새임.










수족관은 3단으로 되어있다.

아래 두칸엔 킹크랩과 대게가 분포해있고, 맨 위에는 바닷가재가 있다.



랍스타 하니까 생각난 일본어교실

伊勢エビ(이세에비)와 ザリガニ(자리가니)

이 2가지를 좀 구분할 줄 알아야 하는듯.

닮은듯 다른 이 2종은 사진을 찾아보면 쉽게 알 수 있다.


일본에서 랍스타라고 칭하는 것들은 ザリガニ 인듯 싶다.











다리가 좀 가느다란 이놈이 대게

상호명이 대게나라인만큼 손님들 대게는 대게를 먹기 마련.


죄송죄송









이렇게 뾰쪽뾰쪽하고 다리도 두꺼운 놈들이 킹크랩, 왕게.

와 진짜 엄청많음




.




엄청많음

큰 덩치덕에 더욱 비좁아보이는 왕게들


이거이 다 돈으로 바꾸면 얼마야








진짜 엄청나게 크다

게딱지가 피구공 싸이즈다.
















서론이 길었다.

대게를 시키면 쪄서 나오는데, 그 시간이 20분정도 걸린다고 한다.

기다리는 동안 이것저것 반찬들이 나온다.


우리나라에선 쓰끼다시 突き出し 라고 하는데, 정작 내가사는 동네에서는 오토오시 お通し라는 말을 더 많이 쓴다.

뭐 그냥 그렇다고...

그리고 付き인줄알았는데 突き인건 함정


샐러드

드레싱이 별로였다

위에 올라가있는 치킨까쓰도 좀 의아했다.

앞으로 먹어야 하는데 왜 배부른걸 내놨을까 라는 생각

뭐 내가 산뜻한 드레싱을 좋아해서 그런듯







우리나라에서 광어는 대게 활어라 그런지 쫄깃하다.

좋게말하면 쫄깃하고 나쁘게 말하면 좀 질김.

연어는 뭔가 약간 비릿한 맛이 났던듯.

횟집이 아니니 큰 기대는 하고 먹었고, 그냥 그런 맛이었다.


회를 밑반찬으로 격하시키면서 비교우위를 점하는 게찜. 그렇게 나름 고급스런 느낌을 주는 듯 했다.






게튀김

게를 푸욱 튀겨서(deep fried) 껍질 째 먹도록 한요리.


교정을 하고있는지라 딥프라이일지언정 먹지 않았다.

근데 어묵도 좀 들어있길래 어묵을 먹음.

양념맛이 강했다. 재료맛을 죽인 듯 하다. 으아아아


음식에 들어가는 재료들의 고유한맛들을 잘 살려내는 요리를 선호하는 나로서는

달갑지 않은 일



디스만 하는 것 같아 좀 기분이 언짢네

칭찬도 해야지.

나도 맛있게 먹었다고 말하고 싶다.

딱 먹으면 우와 맛있다 라고 하는 음식점이 좀 늘었으면 좋겠......








찌개? 꽃게탕?

와우 딱 내가 좋아하는 그맛. 꽃게탕 그맛.
꽃게의 단 맛과 쑥갓의 향긋함이 잘 어우러져 해산물 답게 시원하게 맛있었다.
담백했다.
고추가루 풀지않은거 쌍수들고 환영.









그리고 튀김옷이 두꺼웠던 새우튀김안에는

가느다란 새우가 불쌍하게 들어있었다.


튀김옷도 맛이 그저그래서 그냥 새우만 빼먹음

슬프도다...










정확한 이름은 모르겠으나 콘치즈버터구이

이거이 왜 식전 밑반찬으로 나오는지는 모르겠지만 딱 기대에 부합하는 맛. 맛있었다.

나중에 집에서 옥수수 통조림 사다가 한번 해먹어봐야겠다는 생각이 꾸욱 들었다.









그리고 오늘의 주인공이 나올 준비가 되어가는데, 2개의 초가 열심히 일하며 나오는 게가 식지 않게 도와준다.

아무리 열전달이 좋은 동판을 쓴다고 해도, 조그만 초 2개로 데우는 건 약간 무리수가 아닌가 싶으나

없는것보단 좋겠자.


여담으로 게는 식으면 식을수록 정말 냄새가, 아오 비린내가 장난 아니다.

집에서 게를 좀 쪄봤으면 알 수 있다.

게냄새? 그거 강하다.










무튼 그렇게 나온 게









으아아 게딱지

저건 나중에 밥비벼먹어야지








발라먹기 어려운 몸통부분










사진 그만찍고 따뜻할때 얼른 먹으라는 부모님의 충고












조금만 더찍고 싶은 나의 마음










그렇게 먹나 싶었는데

이렇게 재미나게 생긴 비닐이 있네


볼펜 케이스로 쓰기 딱 좋은 그런거








이렇게 두손가락을 넣어서 쓰는거란다

비닐장갑은 전체를 다 덮어서 좀 그랬는데굉장히 실용적인듯

세 손가락을 쓰는 사람들은 엄지-검지, 엄지-중지 이렇게 여러장을 쓰면 되겠다.









실하다

꽉 차있다.


이장갑 치킨집에서도 많이 쓰겠자.










게다리들은 빼먹기 좋게 칼집이 내어져 있다.

게다리 먹으면서 불편함을 정말 하나도 못느낌.

덕분에 포크같이 생긴 게꼬챙이도 안쓰고 편하게 잘 먹었다.









토실하다 집게부분










그리고 게딱지 볶음밥

솔직히말하면 난 그렇게 맛있는지 모르겠다.


당근이 좀 덜익었었던듯.










디저트로 달달한 레몬물? 과 양갱을 준다.

양갱이를 참 좋아하는 나.

직접 만든 양갱은 팥맛도 잘나고 해서 맛있었다.


아쉬운점이라하면, 얼음케이스같은 플라스틱 케이스에서 그냥 뽑아올린 모양(마치 고향만두 먹고 남은 플라스틱 용기 모양) 그리고 이유를 모르겠는 방울토마토.

약간의 커팅으로 참 보기 좋아지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방울토마토와는 정말 미스매치.

따로따로 드시는걸 추천.





아무튼 게요리집.

비교대상을 만들기 위해 일본에서도 한번 가봐야겠다.


가격만 좀 더 착해진다면...


그리고 우리나라 횟집등에서 쓰끼다시라 칭하며 막 나오는 반찬들

그냥 막 맛있게 내놓는다고 다가 아니란걸 알아줬으면 좋겟다.

메인요리를 살릴 수 있게끔, 그렇게 코스를 구성해보는 그런 식당이 늘었으면 한다.

이건뭐... 그냥 게로 배 못채우지? 게는 비싸니까 그전에 이것저것 먹고 배채워라 식의 쓰끼다시인듯.